마음의 양식

사람풍경(김형경)

엔젤트럼펫 2009. 8. 17. 17:11

* 친절은 궁극적으로 자신의 이익에 필요한 행동일 뿐이고, 칭찬은 소극적 시기심이거나 타인을 자기 마음대로 조종하려는 방어의식이고, 연민이란 타인을 가볍게 여기는 우월감의 표현이며, 선행이란 불확실한 시대를 살아가는 사회적 보험상품일 뿐이며...... 그런 것들이 사실이라면 대체 타인과 어떤 방식으로 소통하고 관계 맺어야 하는 것일까. 그런 고민 끝에 만난 단어가 공감이었다.

 공감은 연민이나 동감과도 구분되는 감정이다. 연민은 자신이 상대방보다 우월하다는 의식을 전제로 한 감정이고, 동감은 객관적 태도를 잃고 상대방에게 휩쓸리기 쉬운 감정이다. 반면 공감은 중립적이고 비판단적인 태도로 상대방의 내면을 고스란히 함께 느끼는 것이라 한다.  한 인간의 비통, 애착, 공포, 분노...... 그리하여 인간이 그토록 나약하고 불완전한 존재라는 사실을 마음 깊은 곳으로부터 느끼는 상태이다. 인정과 지지 역시 공감이 전제되어야 실천할 수 있는 삶의 덕목일 것이다.

"자기 마음에 고요히 머물러본 경험이 있는 사람은 타인의 마음에도 잠시 머물 수 있다."

 

* 혼자 여행하는 사람들의 특성 중에는 함부로 타인에게 말을 걸지 않는다는 공통점이 있는 듯했다. 그들은 자신의 내면 깊숙한 곳과 닿아 있으며, 그 깊은 곳에서 나온 독특한 감성으로 세상을 느끼고 싶어하는 듯했으며, 그 감성과 느낌을 항상적인 상태로 유지하고 싶어하는 것 같았다.

혼자 여행하는 이들은 또한 바삐 이동하기보다는 한자리에 가만히 머무는 것을 좋아하는 것 같았다. 아니, 한자리에 조용히 머무는 사람들을 보면 대체로 혼자 여행하는 이들이었다.

'혼자 있다'라는 말이 거느리는 이미지나 울림은 그 진폭이 상당히 크다. 고독을 잘 이겨내는 강인한 인성의 소유자라는 의미부터 외롭고 청승맞은 사람이라는 인상까지, 세속을 벗어난 독야청청한 수행자의 이미지부터 세상의 흐름에서 소외된 인물이라는 이미지까지, 아마 '혼자 있다'는 말에는 두 가지 측면이 다 존재할 것이다.

'혼자 있기'의 병리적 측면은 '세상으로부터 스스로를 격리시키는 극단적 방어의식, 또는 분노의 표현'일 수 있다. 상처 입은 동물은 산의 가장 후미진 곳을 찾아가 조용히 웅크리고 있는다. '혼자 있기'의 건강한 측면은 독립된 인격체로서 분리와 개별화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진 상태를 말한다. 누구에게도 의존하지 않은 채 충만함 속에서 혼자 있을 수 있는 능력, 그것은 정신 건강의 중요한 척도라고 한다.

 

* 용기는 일체의 정신적인 덕을 가능하게 하는 전제 조건이다.

 

* 스타에 열광하는 마음은 나르시시즘과 선망이 결합된 심리이며, 그 감정의 뒷면에는 비하감과 결핍감이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스타가 지나가도 데면데면 바라볼 뿐인 태도에는 자기 존중감과 개인주의적인 충만감이 있는게 아닐까 짐작된다.

 

* 생의 가이드북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읽히는 책들에 내포되어 있는 냉소와 허무의 정서도 이해되었고, 한편에서는 끊임없이 선과 정의에 대한 환상이 유포되는 이유도 짐작할 것 같았다. 인간이란 다만 끊임없이 욕망하는 이기적이고 불완전한 존재일 뿐이며, 바로 나 자신부터 그렇다는 것을.

타인의 사랑을 구걸하는 대신 나 자신을 사랑하게 되었고, 타인을 돌보는 것으로 나의 가치를 삼는 이타주의 방어기제를 포기했다. 외부의 인정과 지지를 구하는 대신 내가 나 자신을 인정하고 격려하는 훈련을 했다. 남의 말이나 시선에도 신경쓰지 않게 되었다. 타인의 어떤 말이나 행동은 전적으로 그들 내면에 있는 것이며, 무엇보다 인간은 타인의 언행에 의해 훼손되지 않는 존엄성을 타고난 존재라 믿게 되었다. 인간이 경험할 수 있는 모든 감정과 정서의 여러 층위들을 더 세밀하게 느끼고 수용하면서도 건강한 자기 중심성을 획득할 있다면 고마운 일이다.

 

* 자중자애하라 - 자기 존중감을 갖고 자신을 사랑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