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양식

미쳐야 미친다(불광불급) - 정민

엔젤트럼펫 2006. 12. 11. 11:35
 

홀로 걸어가는 정신을 갖추고 전문의 기예를 익히는 것은 왕왕 벽이 있는 자만이 능히 할 수 있다.


전전긍긍하면서 아무 하는 일 없이 무위도식하며 스스로 정상인이라고 만족하는 자들의 비웃음은 한줌 값어치도 없는 것이다.


한 시대 정신사와 예술사의 발흥 뒤에는 자신이 좋아하는 어느 한 분야에 이유 없이 미치는 마니아 집단들이 존재한다.


제 몸이 커갈수록 점점 더 죄어오는 고삐의 질곡을 괴로워하다 그렇게 세상을 마쳤으리라.


정말 갸륵한 이는 진전이 없는데도 노력을 그치지 않는 바보다. 끝이 무디다보니 구멍을 뚫기가 어려울 뿐, 한 번 뚫리게 되면 크게 뻥 뚫린다.


부족한 사람은 있어도 부족한 재능은 없다고 했다. 부족해도 끊임없이 노력하면 어느 순간 길이 열린다. 단순무식한 노력 앞에는 배겨날 장사가 없다. 되풀이해서 읽고 또 읽는 동안 내용이 골수에 박히고 정신이 자라, 안목과 식견이 툭 터지게 된다. 한 번 터진 식견은 다시 막히는 법이 없다. 한 번 떠진 눈은 다시 감을 수가 없다.


대저 사람은 스스로를 가벼이 여기는 데서 뜻이 꺾이고,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하느라 학업을 성취하지 못하며, 마구잡이로 얻으려는 데서 이름이 땅에 떨어지고 만다.


정보의 바다는 오히려 우리를 더 혼란 속에서 허우적거리게 할 뿐이다. 왜 그럴까? 거기에는 나는 없고 정보만 있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내가 소유한 정보의 양이 늘어갈수록 내면의 공허는 커져만 간다. 주체의 확립이 없는 정보는 혼란만 가중시킬 뿐이다.


그 처참한 가난과 신분의 질곡 속에서도 신념을 잃지 않았던 맹목적인 자기 확신, 독서가 지적 편식이나 편집적 욕망에 머물지 않고 천하를 잃는 경륜으로 이어지던 지적토대, 추호의 의심 없이 제 생의 전 질량을 바쳐 주인 되는 삶을 살았던 옛사람들의 내면 풍경이 나는 그립다.


뜻 높고 재능 있는 사람들은 언제나 진흙탕 속에 뒹굴고 있다. 더러운 탐욕으로 가득 찬 인간들은 남들보다 높은 지위에서 늘 떵떵거리고 으스댄다.


내가 정작 누추하게 여기는 것은 몸과 이름이 함께 썩는 것이다.


변치 않는 절대의 실체는 없다. 항상 된 것은 없다. 어리석은 중생들은 헛것일 뿐인 현상에 미혹되어 마음을 빼앗긴다. 문제는 마음이다. 마음을 잡아라.


세상은 하나의 큰 향로, 인연의 불씨 따라 제 지닌 품성 따라 한 모금 연기를 피워 올린 후 허공으로 스러져 자취도 없게 되는 것이지.


사람들은 서리를 아랑곳 않고 꽃을 피우는 국화의 매운 마음과 향기를 사랑한다.


그저 주는 눈길에 사물은 결코 제 비밀을 열어 보이지 않는다. 볼 줄 아는 눈, 들을 줄 아는 귀가 없이는 나는 본 것도 없고 들은 것도 없다.


처음부터 그리 하리라고 작정한 것은 실제로는 그리 되지 않았고, 때로는 생각지 않았던 것들과 마주하게 되어 뜻밖의 기쁨을 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