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양식

살아있는 것은 다 행복하라 (법정 잠언집) - 류시화 엮음

엔젤트럼펫 2007. 12. 15. 13:13

 < 살 때와 죽을 때 >

살 때는 삶에 철저해 그 전부를 살아야 하고,

죽을 때는 죽음에 철저해 그 전부가 죽어야 한다.

삶에 철저할 때는 털끝만치도 죽음을 생각할 필요가 없다.

또한 일단 죽게 되면 조금도 삶에 미련을 두어서는 안 된다.

사는 것도 내 자신의 일이고

죽음 또한 내 자신의 일이니

살 때는 철저히 살고

죽을 때 또한 철저히 죽을 수 있어야 한다.

 

 꽃은 필 때도 아름다워야 하지만,

질 때도 아름다워야 한다.

모란처럼 뚝뚝 무너져 내릴 수 있는 게

얼마나 산뜻한 낙화인가.

새잎이 파랗게 돋아나도록 질 줄 모르고 매달려 있는 꽃은

필 때만큼 아름답지가 않다.

 

생과 사를 물을 것 없이

그때그때의 자기 삶에 최선을 다하는 것,

이것이 불교의 생사관이다.

우리가 순간순간 산다는 것은

한편으론 순간순간 죽어 간다는 소식이다.

현자는 삶에 대해서 생각하지

죽음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