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록 찬란했던 문명이 역사의 뒷켠으로 자취없이 사라지고, 이 문명을 창조한 인간조차 저급한 동물의 조건에 근접하는 삶의 원초성으로 회귀해버렸다. 이 사실은 인간이라는 동물에 관한 중요한 진실을 암시하고 있다. 인간은 진화적인 존재인 만큼 퇴행적인 존재라는 것이다. 그 찬란한 문명의 주역들도 문명의 족쇄에서 풀리게 되면 곧 그들이 유래한 유기적 삶의 가장 단순하고 원초적인 형태로 곧 퇴화해버린다는 것이다.
- 죤 톰슨
토인비가 말하는 "자연의 회귀"는 비단 인간이 창조한 문명에만 해당되는 말은 아닌 것 같다. 그것은 곧 문명을 창조한 인간성 그 자체에도 적용되는 말이다. 자연은 인간 그 자체에게도 보복을 감행하는 것이다. 인위의 장난에 대한 무위의 보복은 결코 낭만적인 것만 같지는 않다. 룻소는 "자연으로 돌아가라"고 외쳤지만 그 결과가 얼마나 잔인한 것인지는 계몽주의의 낭만성에 가려 깊게 생각치 못했을지도 모른다. 낭만적인 자연주의 그 자체가 하나의 가소로운 문명의 푸념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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