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양식

능소화 (조두진)

엔젤트럼펫 2007. 10. 1. 12:23

경북 안동에서 4백여 년 전에 죽은 남자의 시신이 썩지도 않고 발견됐다. 시신의 품에서는 망자의 아내가 서럽고 안타까운 마음을 담아 쓴 편지도 나왔다. 시신은 어째서 4백년이 지나도록 썩지 않았을까? 얇은 한지에 쓴 아내의 편지는 왜 변하지 않았을까? 과학적인 설명은 토를 달 수 없을 만큼 분명했지만, 이 분명한 과학이 사람 마음을 납득시키지는 않았다.

 사람이 잊지 못할 슬픔이나 고통은 없다고 한다. 세월은 강철을 녹이고도 남을 만큼 강하다고 했다. 그 어떤 슬픔이나 기쁨도 세월 앞에서는 밋밋해지는 법이다. 그러나 나는 이 세상에 사람이 잊거나 이기지 못할 슬픔이 있음을 안다. 죽어서도 잊거나 이기지 못할 슬픔에 대해, 시들지 않고 떨어지는 꽃에 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 - 조두진